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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지난 시간의 성찰

by 창문지기 2020.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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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26
글이 두서없을 수도 있다. 내가 생각나는대로, 의식의 흐름대로 쓰는 글이라서 보는 사람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이 글은 날 위해서 쓰는 글이다. 내가 무슨 생각으로 살아왔는지 다시 생각해보고 잎으로 어떻게 살고싶은지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더 어렸을 적은 기억이 없다시피 해서 패스한다. 이 때의 나는 아마 공부를 잘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 주변에서 부러워 하는 눈빛이나 부모님의 칭찬을 바래서인 듯. 학원은 가끔 땡땡이쳤다. 피아노학원, 태권도, 영어학원을 다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피아노를 빼먹고 뒤에 놀이터에 가서 친구들과 놀곤 했다. 한자공부도 집에서 열심히 했었는데 이제 와서 다 까먹은 것을 보면 그렇게까지 했어야 했나 싶다. 내가 하고싶어서 했던 것도 솔직히 말하면 아니었고, 공부하다가 부모님께 많이 혼났었던 기억이 난다.

#중학교 때
고학년 때부터는 공부에 흥미를 조금씩 잃었다. 배드민턴, 피아노, 만화, 애니메이션, 책 등 다른 곳에 관심을 옮기기 시작했다. 피아노는 초등학교 때는 그렇게 싫어했었는데 참 신기하다. 성적도 조금씩 떨어지면서 부모님과 불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성에 조금씩 관심이 생기기 시작한 것도 이 시기부터. 하지만 겉으로나 다른 사람들에게 티내지 않으려고 안 그런 척 했었다. 아마 그래서 내가 지금까지 여자친구가 없지 않을까...? ㅠ 이 때까지는 가족들과 해외여행도 많이 다니고 등산도 갔지만 이게 나에게 얼마나 의미가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알게모르게 나를 형성하는 데 영향을 주었겠지.

#고등학교 때
기숙사에 들어가면서 여러가지 경험도 했고, 그중 후회하는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공부에 관한 점은 후회한다. 좀 더 노력할 수 있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은 점이다. 재수라는 시간도, 돈도 크게 소비되는 일이 없었을 수도 있었다. 뭐, 재수 자체는 결과적으로 좋은 경험이 되었다. 공부하지 않은 것 때문에 부모님과 많이 싸우고 거짓말 한 것들은 후회한다. 자신한테도 거짓을 덧씌우면서 항상 뭔가에 화나있는 것처럼 많이 힘든 일이 있는 것처럼 행동했던 것은 많이 후회된다. 그 때 나는 생각이 굉장히 많았다. 그것들을 정리하느라고 공부에 쏟을 정신이 없었다. 결국 정리도 못하고, 공부도 못하고. 이도저도 아니게 되었다. 하지만 공부를 하지 않으면서도 그 시절에 후회하지 않는게 하나 있다면 기숙사 생활을 한 것이다. 친구들과 부대끼며 신나게 보냈던 것은 좋은 추억이 되었다. 이 때는 대학 입시 시스템에 대한 환멸과 부모님의 기대대로 되고 싶지 않다는 생각들이 나를 많이 지배했던 것 같다.

#재수할 때
재수를 결정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솔직히 굴복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기존에 내가 했던 대학 입시시스템이나 부모님에 대한 생각들을 버려야만 내릴 수 있는 결정이었기 때문이다. 뚜렷하게 하고싶은 일이 있었다면 그걸 했을 것이다. 하지만 끈기있게 뭔가 이뤄본 것이 많지 않았고, 그것들을 끝까지 밀고나갈 용기가 나에겐 없었다. 그리고 그 때 내 머리속에, 그리고 부모님의 머리속에는 어찌되었든 대학을 간다는 선택지밖에없었다. 그것이 좋은 대학이 되었든, 나쁜 대학이 되었든. 지금 생각해보면 대학에 꼭 가야하는 건 아니다. 나는, 그리고 우리는 뭐에 그렇게 쫒겼던 것일까.
재수를 결정하게 된 이유는 별게 아니었을 것이다. 내 자존심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다른 친구들도 좋은 대학에 가고 주변에 수많은 누군가의 아들딸들이 명문대에 갈 텐데. 내가 그러지 못했다고 주눅들고 싶지 않아서, 그래서 재수를 결심했던 것 같다. 그렇게 싫어했던 수능을 다시 보려고 하면서까지, 그렇게 싸웠던 부모님에게 어마어마한 재수비용을 감당하게 하면서까지 내가 재수를 결정하게 한 것이 내 마음속 열등감과 자존심이었다는 게 지금 생각해보면 좀 놀랍다.
재수생활 속에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는 기억이 잘 안난다. 다만 시작이 워낙 강렬했다. 이 경험 자체는 좋은 거름이었다. 입시를 하는 데 후회없이 힘을 쏟아보았다는 점에서. 하기 싫은 것을 1년동안 꾹 참고 열심히 한다는 게 좋은 자산이 된 것 같다.

#당장 떠오르는 것들
이때까지는 진지하게 내가 무엇을 하면서 살지 고민하지 않았었다. 내가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똑부러지게 밀할 수 있는 줏대도 없었고, 내가 무엇을 잘한다고 말할 자신감도 없었다. 나에게 관심이 없었다는 것을 깨달으니 뭐부터 해야 할지 조금씩 감이 잡혔다. 나에게 지금 필요한 건 경험이다. 그리고 경험 속으로 뛰어들 용기와 그것을 어느정도 수준까지 끌어올릴 끈기. 지금은 이런 생각들을 많이 한다. 다음엔 대학 입학 후 지금까지에 대해 더 생각해봐야겠다.

자주 성찰의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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