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예린의 새 앨범이 나왔다.
유튜브를 보면서 티저 영상을 발견하고 신곡이 나온줄 알고 허겁지겁 들어가서 봤던게 그저께였던 것 같은데. 어제 뭐한다고 이걸 알아채지 못했는지. 시간이 흘러가는 대로 두었더니 벌써 토요일이 되었다. 어제 듣지 못했던 음악은 오늘 들으면 된다. 3시간밖에 없는 개인정비때 쫒기듯 노래를 듣는 것 보다는 주말에 여유롭게 감상하게 된 게 오히려 행운이지.
이번 앨범은 14곡이 수록되어 있는데, 곡 길이를 합하면 50분이 조금 넘어간다.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은 수록곡을 듣는 데 시간이 전혀 아깝지가 않다. 보물찾기하는 기분이다. 일단 풀앨범을 들어보고 나서 뭘 쓰던가 해보자.
딱 듣고 귀에 꽂히고 기억에 남는 노래들이 있기 마련인데, 내 유튜브 뮤직에서 어떤 곡이 따봉을 받았을까. 난 좋은노래가 나오면 무의식적으로 좋아요를 누르는게 습관이 되어서 나중에 이렇게 확인을 해야한다.ㅎㅎ
너무 좋아
1. Lovegame
내적 댄스 유발
백예린 노래를 참 좋아하지만 가사가 다 영어라니. 싫다기보다는 가사 이해하기가 어렵다. 전체적으로 시티팝 느낌의 곡인데 베이스의 리듬감이 좋았고, 후반부에 신스 솔로가 있는데 소리 꽉 찬 lead가 마음을 쫀득하게 만들어준다. 리듬타기 좋은 노래. 다시 들어보니 베이스가 좋은 수준을 넘어섰다. 킬링포인트다.
2. You are so lonley now, so you need me back by your side...
가슴이 웅장해짐
제목 참 길다. 요새는 확실이 곡 제목이 긴게 트렌드인가보다. 끈적한 베이스 사운드가 좋고 후렴구에서 baby~ 하는 부분이 중독성이 너무 좋다. 기타솔로까지. 정말 가슴이 먹먹하고 웅장해진다. 진짜 드립이 아니고 정말로......
3. I am not your ocean anymore
신남
하... 모스트로 한 두세곡만 뽑으려고 했는데. 이거 앨범에서 세 번째 곡이거든요? 아 큰일이다 진짜...... 공기 맑은날 햇살쬐면서 산책하면서 들어도 좋을 것 같고 드라이빙 할때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공간감이 너무 좋습니다. 꼭 넓은 클럽에서 듣는 노래같습니다. 보컬도 너무 시원하죠. 코러스 부분에 Baby, Don’t we remember that time we love 이라는 부분도 따라 부르기도 좋고 후반부에 가성으로 애드리브 넣는 부분이 있는데 듣고 승천할 뻔 했습니다. 백예린 노래의 감초인 색소폰도 나오는데 전 너무 좋아합니다. 아이고 흥분해서 어투가 바뀐지도 모르고 썼네요.
4. Interlude
편안함
간주곡이라는 뜻이다. 코로나 시대에 앨범을 하나의 공연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걸까. 곡 분위기가 참 좋다. 2분도 안되는 짧은 곡이지만 이런게 백예린의 스타일이구나 하고 보여주는 강렬한 곡이다. 자신만의 색이 강한 아티스트들은 자주 쓰는 악기와 사운드로 참 다양한 음악을 만들어내는 데 능숙한 것 같다. 익숙한 기타와 신스들이 들려서 포근한 기분이 든다.
5. Loveless
편안함
몽글몽글한 전자피아노 소리와 함께 시작되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분위기의 곡이다. 크리스마스에 혼자 틀어놓고 침대에 누워있으면 좀 더 빨리 따뜻해 질 수 있을 것 같다. 브라스 활용을 너무 잘해서 배우고 싶을 정도다. 백예린 씨는 어릴때 브라스 밴드를 했던 걸까?
6. Hate you
팝스러움
이런 느낌이 이전에도 있었나? 항상 듣는 노래들만 들어서 식견이 넓지는 못하지만, 백예린의 노래 중 처음 들어보는 느낌이었다. 비트감이 강하고 특히 킥과 스네어가 멜로디 악기보다 더 두드러지게 들리는 것이 꼭 락밴드 음악같기도 했다. 새로움이라는 점에서 좋은 느낌을 줬다.
7. 0415
내적 댄스 유발
낮게 깔리는 베이스와 잘게 쪼개지는 박자가 자동으로 리듬을 타게 만든다. 거기에 툭툭 던지는 듯한 무심한 가사들이 더 마음을 자극한다. 계속 반복되는 후렴구도 중독성있다. 번호로 된 제목은 0310과 어떤 관련이 있는 걸까? 작품 번호인가? WD-40같은.
8. Bubbles&Mushrooms
내적 댄스 유발
굉장히 트렌디한 비트에 랩이 잘 어울릴 것 같은 노래다. 후반부에 마치 댄스 브레이크라도 해야 할 것 같은 부분이 있는데, 음악에서 여백의 미가 이런 거구나 하고 느낄 수 있을 만한 피트였다. 이 노래도 신나고 특히 후렴구가 유일하게 한글이라 뭔가 더 와닿는 느낌이 있었다.
좋아
빼놓기는 아쉬운 나머지 곡들. 하나라도 놓치기 싫어서 다 짧게나마 감상을 써 놓았다. 나는 노래를 잘 기억하는 편은 아니라 이렇게 해두면 도움이 될거라고 믿는다. 이 노래들이 안좋다기보다는 내 취향이란 울타리에서 조금 벗어나 있었을 뿐인 곡들이니 다른 분들은 즐겁게 들으셨으면 좋겠다.
- Hall&Oates
잔잔하게 일렉피아노 반주와 함께 백예린의 목소리를 집중해서 감상하고 싶다면 추천.
-Mr. delicate
브릿지부분에서 분위기가 바뀌는데 여기서 좀 더 목에 힘준 목소리가 나온다. 아리아나 그란데의 목소리와 비슷하게 느껴졌다. 극적인 변화가 재미있었다. 하지만 시티팝 분위기의 곡중에서는 Lovegame이 더 좋았다.
-Loner
중간에 나레이션이 나온다. 외로운 사람에게 말을 걸어주는 듯한 곡이다. 가사가 좋은 것 같은데 찾아보고 해석해봐야겠다.
-“HOMESWEETHOME”
Bpm은 내 타입이었다. 멜랑콜리한 느낌? 도입부가 정말 좋았는데, 코러스랑 같아서 약간 심심하게 느꼈다. 벌스부분에서 드럼비트가 핑거스냅에서 스네어러 바뀌는 부분이 참 좋았다.
-I’m in love
이것도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살짝 나는 노래인데 좀 경건한 느낌이 든다고 해야 하나? 성스러운 느낌이었다. 듣다보면 시골길에 파란 하늘에 떠있는 구름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오, 이 비유 괜찮은 것 같은데? 괜찮네.
-I’ll be your familly!
아기자기한 느낌의 붙임성 좋은 친구같은 곡이다. 시티팝 느낌을 충실하게 따라가는데, 좀 무난하게 들려서 개인적으로는 뒤로 좀 밀렸다. 그래도 세션이 싹 빠지고 피아노와 보컬만 나오는 부분은 내 취향에 맞아서 좋았다.
14곡 모두 살펴 보았다. 이햐.
힘들지만 꽤 보람있는 시간이었다.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음악을 집중해서 듣고 내가 좋아하는 부분들을 발견하고, 느낌에 대해서 묘사도 해보고.
그래도 참 힘들다. 이렇게 포기할 수 없는 곡들로 꽉 찬 앨범이라니. 첫번째 앨범이 이렇게 대단한 놈일 줄이야. 곡들을 고르는데 스스로 많이 혼란스러웠다. ‘내가 이거 별로라고 생각하는 게 맞나? 글쓰기 싫어서 그런 거 아냐?’라고 생각할 정도로 다 좋았다. 백예린의 음색이 워낙 독보적이고 특히 목에 힘빼고 부르는 부드러운 음색은 아무도 못 따라한다고 생각한다. 다음에 히든싱어 백예린 편이 나오면 그때 재고해 보겠다. 새 앨범을 들으니 예전 곡들도 한번 더 듣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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