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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날. 오늘도 많은 사람이 태어났을 것이다. 어제도.
생일은 특별한 날이다. 친한 사람들은 진심이 담긴 축하를 해주고 지나가면서 만난 사람들도 가벼운 축하 한마디쯤 건네주는 따뜻한 날이다. 같은 곳에서 같은 사람들과 지내는데도 다른 곳에 있는 기분이 드는, 하루짜리 여행을 떠나온 느낌이다.
비대면 시대다. 좋은 일이 있어도 만나서 축하할 수 없는 상황이라 군대에서 생일을 맞는다는 건 생각보다 괜찮았다. 별로 친하지 않은 친구들에게도 축하를 받고, 멀리 계신 부모님, 동생에게도 택배로 선물을 받는 호사를 누렸다. 맛있는 과자들과 편지들. 날씨가 이리도 포근해진 것은, 필시 선물들이 오며 올라오는 길을 따뜻하게 덥혀 주었기 때문일 것이었다. 멀리 있어도 함께 있는 것 같았다.
특별한 날은 사람을 모이게 만든다. 혼자서 생일을 즐기는 것도 때로는 여유롭고 편안하다. 하지만 어제처럼 함께하는 생일도 풍성하고 좋았다. 선물도 좋고 맛있는 음식도 좋다. 그 중 가장 특별했던 것은 함께 한다는 사실 자체였다. 밖에서는 생일이라고 남들에게 이야기하는 것이 괜히 낮간지러워서 싫었다. 괜치 눈치주는 것 같기도 했다. 이제는 다같이 모여서 즐겁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자리로서 내 생일이 기능할 수 있으면 좋겠다. 나로 인해 누군가가 다른 날보다 기분좋은 하루를 보낼 수 있으면 그게 최고의 생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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