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19
아프다보니 할 수 있는 일도 없고 할 힘도 없다. 극복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답답하고 불안한 마음은 지워지질 않는다. 군대라는 환경이 조금 더 힘들게 느껴진다.
#통증
많이 아프지는 않다. 처음에 느껴지던 고통만큼 심하지는 않지만 조금씩 주기적으로 느껴지는 약한 통증이 거슬린다. 원인을 제대로 모르기 때문에 더 그럴 것이다. 게실염을 의심하고 있지만 인터넷 검색에 의하면 대부분 복부 CT로 진단이 가능하다는데 난 발견하지 못했다. 피검사 상에도 큰 이상이 없다는데. 죽을 병은 아니라지만 불안하고 힘든 건 사실이다. 몸에 힘이 없다.
#식사
힘이 없는건 밥 때문도 있다. 쌀죽만 먹고 있다. 그것도 간도 안된 아주 맹맹한 죽이다. 장에 자극적인 것은 먹지 않는 것이 좋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질리기도 하고 솔직히 맛은 당연히 없다. 이것만 먹다가는 영양실조에 걸리지 않을까? 죽만 먹다 보니 변도 잘 보지 못한다. 하지만 생각보다 배는 고프지 않다. 통증 때문인지는 몰라도 식욕이 많이 줄었다. 좀 더 참아보긴 하겠지만 계속 이런 생활을 해야 한다면 청원 휴가를 써서라도 빨리 해결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이제 저녁까지 먹으면 7끼째 쌀죽이다.
#글쓰기와 그외 한 것들
주말이다 보니 계속 누워서 영화를 보거나 유튜브를 보거나 했다. 기운이 없다 보니 운동도 하지 못하고 해서도 안 될것 같았다. 그래도 예전에 폰만 보던 심심했던 삶으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았다. 어제는 워낙 피곤하고 힘들어서 글도 올리지 못했는데, 아쉬웠다. 하루에 글 하나는 쓰기로 마음먹어 놓고 이대로 포기하는 것은 아쉬웠다. 오늘 영화를 보면서도 영화에 대해서 어떻게 글을 올리면 좋을지 생각하고 있는 자신을 보니 글쓰기는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해 보니 꽤 기운이 나는 것 같다. 친구들과 함께 넷플릭스를 결제하기 시작했는데, 인상적인 영상들은 여기서 글로도 다뤄보고 싶다.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
첫날은 아픈데도 여러 사람들이 도와주다 보니, 따뜻한 마음들이 내 빈 자리를 채워 주어서 견딜만 했다. 그런데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니 역시 아프다는 것은 서러운 일이라는 게 와 닿기 시작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서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웃고 떠들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내가 하려 했던 일들을 다시 힘차게 시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핑계대고 싶진 않았지만 지금 상태는 좀 힘들다. 아 배고프다. 공복감은 적응을 해야겠다.
#미안한 일들
아프면 주변이 걱정이다. 부모님도 그렇고 주변에서 사람들이 아파 보인다고 걱정을 많이 한다. 게다가 민폐도 많이 끼쳤다. GP에서 근무를 서야 하는데 내가 없으니 내려오기 전에 쉬었어야 할 인원들이 내 근무를 대신 서 줘야 했고, 퇴근했어야 할 간부가 나 때문에 퇴근도 하지 못했고, 내가 근무를 서지 못하니 후임이 대신 근무를 투입해서 고생하고 있기도 하다. 미안한 일들이 너무 많고 고맙다. 기회가 되면 갚고 싶다.
슬슬 부대에서도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기 시작했다. 오늘도 엄청 춥고, 서로 만나지도 못하지만 마음만은 따뜻하게 잘 품고 있을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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