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2.18
행군은 보통 보병의 훈련이다. 걷는 것이 일인 보병에게 행군은 너무나 당연한 훈련이다. 그런데 우린 분병히 포병일텐데, 행군을 한다. 이게 다 보병사단 예하 포병대대라는 애매한 포지션 때문에 발생하는 안타까운 일이다. 포병이지만 보병과 포병 훈련을 다 해야 한다. 곧 4월에는 유격훈련도 예정되어 있다고 하는데 말년에 익 무슨 고생인지 모르겠다. 여러분 전입 갈때 꼭 이런 곳은 피하길 바란다.
사실 나는 내 군생활에서 훈련이 없을 줄 알았다. 물론 원래 목적이 훈련을 제끼는 것은 아니었지만 운전병에서 관측병으로 분과이동을 하고 나서는 gp 파견을 가야 했기에 파견가있는 동안은 부대에서 하는 훈련들을 스킵할 수 있다. 그래서 6월의 유격훈련과 2월의 혹한기 훈련을 모두 도망가려고 했으나 이게 웬일. 코로나 때문에 전부 연기되어서 이제와서 다 하게 생겼다. 군대에서 하루 앞날도 모르는데 몇달 뒤의 사이즈까지 재려고 했던 내가 바보였다. 이제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그냥 열심히 한다. 물론 조금씩 떨어지는 꿀을 포기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 그 예로 오늘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전군장으로 완주했다. 정말 멍청한 짓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일단 그 말이 맞긴 하다. 그래도 하고 나면 나름 뿌듯하기도 하고 살짝 휴가를 노려본 것도 없지 않아 있다. 대략 30km정도 되는데 군장만 없으면 걸을만 한 거리다. 군장을 메면 어깨, 다리, 목, 발 등 안아픈 곳이 없다. 팁을 드리자면 꼭 군장 끈조절 잘 하고 멜 때 끈정리를 잘 해라. 그래야 중간에 군장끈이 풀리는 일도 없고 풀리려고 해도 군장을 벗지 않고 조절할 수 있다. 그리고 신형 군장은 어깨끈에 앞으로 당길 수 있는 줄같은 것이 있는데 모르는 사람이 많더라. 잘 사용하면 간간히 편하다.
샤워하고 나서 이 글을 쓰는데 개운하고 좋다. 내일은 또 어떤 일정으로 진행될까. 제발 아침 뜀걸음만은 안했으면 좋겠다. 다들 그렇게 바라고 있을 것이니 당직사령님은 제발 저희의 소리없는 아우성을 들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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