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군대생활

인생의 마지막 행군이 되길...

by 창문지기 2021. 2. 18.
728x90

2020.02.18
행군은 보통 보병의 훈련이다. 걷는 것이 일인 보병에게 행군은 너무나 당연한 훈련이다. 그런데 우린 분병히 포병일텐데, 행군을 한다. 이게 다 보병사단 예하 포병대대라는 애매한 포지션 때문에 발생하는 안타까운 일이다. 포병이지만 보병과 포병 훈련을 다 해야 한다. 곧 4월에는 유격훈련도 예정되어 있다고 하는데 말년에 익 무슨 고생인지 모르겠다. 여러분 전입 갈때 꼭 이런 곳은 피하길 바란다.

사실 나는 내 군생활에서 훈련이 없을 줄 알았다. 물론 원래 목적이 훈련을 제끼는 것은 아니었지만 운전병에서 관측병으로 분과이동을 하고 나서는 gp 파견을 가야 했기에 파견가있는 동안은 부대에서 하는 훈련들을 스킵할 수 있다. 그래서 6월의 유격훈련과 2월의 혹한기 훈련을 모두 도망가려고 했으나 이게 웬일. 코로나 때문에 전부 연기되어서 이제와서 다 하게 생겼다. 군대에서 하루 앞날도 모르는데 몇달 뒤의 사이즈까지 재려고 했던 내가 바보였다. 이제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그냥 열심히 한다. 물론 조금씩 떨어지는 꿀을 포기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 그 예로 오늘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전군장으로 완주했다. 정말 멍청한 짓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일단 그 말이 맞긴 하다. 그래도 하고 나면 나름 뿌듯하기도 하고 살짝 휴가를 노려본 것도 없지 않아 있다. 대략 30km정도 되는데 군장만 없으면 걸을만 한 거리다. 군장을 메면 어깨, 다리, 목, 발 등 안아픈 곳이 없다. 팁을 드리자면 꼭 군장 끈조절 잘 하고 멜 때 끈정리를 잘 해라. 그래야 중간에 군장끈이 풀리는 일도 없고 풀리려고 해도 군장을 벗지 않고 조절할 수 있다. 그리고 신형 군장은 어깨끈에 앞으로 당길 수 있는 줄같은 것이 있는데 모르는 사람이 많더라. 잘 사용하면 간간히 편하다.

샤워하고 나서 이 글을 쓰는데 개운하고 좋다. 내일은 또 어떤 일정으로 진행될까. 제발 아침 뜀걸음만은 안했으면 좋겠다. 다들 그렇게 바라고 있을 것이니 당직사령님은 제발 저희의 소리없는 아우성을 들어 주소서.

반응형

'군대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1.02.02 - 2021.02.03  (0) 2021.02.03
2021.01.30 - 2021.02.01  (1) 2021.02.01
2020.01.27 - 2020.01.29  (1) 2021.01.29
미스터두낫띵. 전역 D-169  (0) 2021.01.12
일주일 후기. 전역 D-171  (1) 2021.01.11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