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14
군대에는 가끔씩 힘든 일들이 일어난다. 그냥 가만히 누워만 있어도 힘든 곳이 군대인데, 힘든일들이 또 일어나서 괴롭히면 얼마나 힘들까. 참 많이 힘든것이다.
#그들이 온다
그래서 무슨 말을 하려고 이렇게 엄살을 부리냐면, 오늘 투스타가 왔다 갔다. 사단장님이다. 내가 어디서 근무하는지는 굳이 이야기하지는 않겠지만 아니 이게 무슨일인지 여단장님도 같이 온다는 것이다. 내가 군대 돌아가는 일에 밝지는 않지만 아마 이번에 연대라는 편제가 사라지고 여단으로 바뀌는 것 같은데, 그것 때문인 것 같기도 하고.
#제설
어제 한 제설 오늘 아침에 또 했다. 이젠 더 이상 할말도 없다. 속으로 불평해봤자 내 속만 썩지. 또 눈삽징 열심히 했다. 살짝 숨어서 쉬어주는 센스도 발휘했다. 내가 보기엔 괜찮은데 모두들 어딘가를 또 쓸고 삽질하고 있다. 어메이징하다. 아마 곧 오실 그분들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할 땐 힘들어서 내 생각만 했지만 지금 글 쓰면서 생각하니 간부님들도 고생이 많다. 칼바람 속에서 맨손으로 싸래비질 하던 모 하사님이 떠오른다. 참고로 오늘 최저기온 -15도.
#축구
사실 오늘은 어제 제설으로 인해 피곤한 병력들을 위해 군단 지침으로 영내 휴무가 내려온 날이었다. 물론 제설을 마무리 하고 나서. 그래서 굳이 오후에는 환복 후 야외에서 구기종목을 했다. 사실 요즘 코로나 때문에 체력단련실도 통제되어서 다들 할게 축구밖에 없긴 했다. 근데 나는 흔히들 말하는 ‘세모발’의 소유자다. 솔직히 공 잡기가 두렵다. 그래서 공을 잡으면 그냥 치고 달리거나 바로 빠르게 패스해버린다. 운 좋으면 골 들어가는거다. 오늘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따로 있었다. 축구 하는 중에 여단장님과 사단장님이 올 줄 알고 미리 있었기 때문에 경기 중에 들어오시면 멈춰서 경례하는 예행연습을 했던 것이다. 와우. 이하 생략한다.
#언제 봐도 무섭다
그분들을 내 군생활동안 많이 본 건 아니지만 그래도 두세번은 만났었는데, 역시 좀 높은 분들과 만나면 긴장을 하게 된다. 특히 대령부터는 뭔가 포스가 있긴 하다. 이게 압도적인 짬의 차이에서 느껴지는 압력인가. 특히 사단장님. 뵐 때마다 선글라스를 끼고 계시는데, 무섭다. 하하.
#일상적
그래도 금방 가셔서 이후에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오늘도 푸쉬업이랑 윗몸 200개씩 하고 스쿼트는 아직 못했다. 영어회화 day15도 거의 끝냈다. 오늘은 폰을 못쓰게 되기 전에 etf에 돈을 좀 넣어놓으려고 정보를 찾느라 개인정비 시간이 녹아버렸다. 그래도 글을 쓸 시간 정도는 남아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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