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15
#일상적
오늘은 뭐 딱히 특별한 일이 없었다. 평소와 같이 일과를 하고 공부도 하고 운동도 했다. 팔굽, 윗몸, 스쿼트 200회씩은 쉽지 않다. 항상 내일 기상시간이 두려워지게 한다. 여튼 오늘은 평화롭게 흘러갔으니 어떤 것에 대해서 쓸지를 생각하다가 우리를 항상 따뜻한 곳에서 잠들 수 있게 해 주는 침상이 생각났다.
#침상이란
침상은 널찍한 온돌바닥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그렇다고 온돌방을 생각하면 안되고 문을 열고 들어가면 가운데 긴 복도가 있고, 양 옆으로 신발을 벗고 올라갈 수 있는 대략 50cm 높이 위에 온돌이 있다고 보면 된다. 군대가 좋아지는 중이라서 침대가 많이 보급이 되었지만 아직 훈련소나 일부 부대는 침상을 곳이 많을 것 같다. 구식이라서 이 침상이 불편한 점만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 그런 점이 많긴 하지만 은근히 사람 맘을 잡아 끄는 장점도 몇가지 있다.
#단점
먼저 단점이다. 단점을 줄줄히 말하고 나서 장점을 말해야 더 극적이지 않겠는가? 일단 이 단점들은 군대의 침대와 비교했을 때의 단점들이다. 첫째로 좁다. 침상에는 침상용 관물대가 올라가는데 관물대는 서랍장과 옷장이 합쳐진 수납장이다. 이 관물대 폭이 대략 70cm정도 되지 않나 싶은데, 이게 한사람 자리다. 정말 말 그대로 누우면 딱 끝이다. 두 번째로 딱딱하다. 그냥 바닥에 얇은 매트리스 하나 깔고 자는 거라서 처음 자면 불편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허리가 아프고 침상 길이도 부대마다 천차만별이라 짧을 경우에 키가 큰 친구들은 힘들어한다. 세 번째로 프라이버시 보호가 잘 안된다. 침대는 자리가 조금씩 떨어져 있어서 어느정도 개인의 공간이 보장이 되지만 침상은 그런거 없다. 잠도 바짝 붙어서 자는 마당에 개인정비 시간에는 옆사람한테 내가 뭘 하고 있는지 숨길 수가 없다. 전화라도 하려면 다들 밖에 나가서 한다. 이게 서로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다는 점에서 좁고 가까운게 장점이 되기도 하는데, 일단은 단점이 더 큰 것 같다.
#장점
따뜻하다. 이게 정말 겨울에는 크고 위대한 장점이다. 여름에는 하등 쓸모없는 기능이지만 침상에는 온열 장판이 밑에 깔려 있어서 겨울엔 뜨끈한 바닥에서 몸을 뒹굴면서 녹일 수 있다. 공기는 시원한데 바닥은 뜨끈해서 꼭 찜질방 가운데 홀에서 매트 깔고 누운 느낌도 든다. 요새 강원도 날씨가 살벌해서 영하 15도는 가뿐히 찍는데, 나가기 싫어질 정도로 행복한 따뜻함이다. 이게 유일하고 강력한 침상의 최강 장점이다.
아 등 따숩다. 시원한 귤이라도 있으면 까먹으면서 넷플릭스 보면 천국이 따로 없겠다. 내일은 또 얼마나 추울까. 내일 한파가 절정이라고 한다. 다들 건강 조심하시고 따뜻하게 챙겨 입고 다니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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